세계유산 도동서원

배롱나무꽃 개화가 늦어지네요

깊은 강 흐르듯이 2018. 7. 15. 00:23


첫 송이가 핀지 일주일..전사청 앞 배롱나무에는 꽃이 좀 더 피긴 했지만 아직 반도 못 피웠습니다.

작년 같으면 거의 만개라고 할 정도로 많은 꽃이 필 시기인데 올해는 왜 이렇게 개화가 늦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월루 앞의 이 나무도 핀 꽃이 한 두 송이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사당 안의 서쪽 나무에는 딱 한 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옹이가 용트림을 하고 있는 이 동쪽 나무는 아직 꽃소식이 전혀 없습니다.


신도비각 앞의 이 보라색 배롱나무에는 몇 송이 꽃이 피었습니다.

99도(F)의 폭염 탓인지 한낮의 서원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드론을 날려 사진을 찍는 사람들만 몇이 보입니다.


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외삼문 앞까지 단숨에 달려 올라가서 매화나무그늘에 자전거를 눕혀놓고 서원으로 들어갑니다.


곧 세계문화유산이 될 중요문화재인데..무분별하게 드론을 날리다가 건축물에 충돌이라도 할까 걱정이 됩니다.

실제로 건축물은 아니지만, 나무에 충돌하여 드론이 날개가 부러져 추락하는 사고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자전거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워낙 한산하니 그렇지, 손님이 많아서 너도나도 자전거를 타고 서원 경내 깊숙히 들어가면 통제가 힘들어집니다.

반려동물도 데리고 들어가겠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안내판에는 금연 표시만 있을 뿐 반려동물, 드론, 자전거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통제의 표시가 없습니다.

법규를 검토하여 이들에 대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문화재 보호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타인의 관람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하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또 오늘 해설사 부스의 문제점 파악차 관광협회에서 점검을 나왔군요.

최근에 이 부스 근무 해설사 두 사람이 심한 피부질환을 앓았습니다.

아마도 곤충의 피해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부스의 위치가 서원영역에서 가장 낮아 습기가 많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개미 모기 벌 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며,

작년에는 부스 안에서 뱀까지 서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부스 자체도 건조가 덜 된 나무를 사용한 것인지 목재의 뒤틀림이 심하여 빗물이 새어들어와 물을 퍼내야 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벽 속이나 바닥 가까이에 전선과 탭 등이 엉켜 있어 누전이이라도 되면 어떤 위험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부스가 방문객과의 접촉이 용이한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일 텐데,

도동서원부스는 주차장에서 서원정문으로 들어가는 통로와는 동떨어진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통로에서 멀기도 하고, 비가 오면 물구덩이가 되니 신발 적셔가며 부스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근무자의 피부병을 계기로 군청과 부스의 문제점에 대하여 협회가 협의에 나섰으나,

군청 담당자의 답변인 즉,

이 부스가 디자인이 우수한 부스로 소문나 전국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것이며,

서원건물과의 조화의 측면에서 지금 장소가 가장 적합하다는 따위의,

근무자들의 건강과 위험은 안중에도 없는 참으로 황당하고 경악스러운 탁상공론에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럴수록 우리의 눈에는 이렇게 보입니다.

"이 부스는 근본 잘 못 지어졌기 때문에 지금 고쳐야 된다고 하면 처음부터의 잘못이 드러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역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