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로이!!
트로이! 남자의 가슴 떨리게 하는 이름입니다. (2019. 1. 9.)
저기 저 바다를 건너던 수천척의 전함들..
병사들의 함성소리, 창칼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기원 전 700년 경 호메로스는 <일리아드>라는 장편서사시를 썼습니다.
이야기는 500년을 더 거슬러올라간 기원전 1200년경에 일어난 '트로이전쟁'의 영웅담입니다.
장구한 세월이 흐르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산천의 모습도 변하여,
트로이는 땅 속에 묻혀 흔적없이 사라집니다.
산천의구는 허사가 맞습니다.
그리하여 트로이는 전설이 되고, 일리아드는 픽션이 됩니다.
1868년, 독일에 하인리히 슐리만이라는 어설픈 고고학자가 나타났습니다.
어린 시절 일리아드에 심취했던 슐리만은 사업으로 돈을 벌었고,
꽤 많은 재산을 모은 마흔 살의 어느 날,
전 재산을 정리하여, 트로이를 찾으러 간다고 나서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를 황금에 눈이 먼 미치광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는 1849년 미국의 골드러쉬의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Clementine>이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In a cavern, in a canyon, excavating for a mine
Dewelt a miner forty-niner and his daughter Clementine
Oh my darling, oh my darling, oh my darling Clementine
You are lost and gone forever, dreadful sorry Clementine
그 와중에 슐리만은 딸과도 같은 그리스 처녀 소피아와 재혼을 합니다.
부모의 강권에 의한 결혼에 반발하던 소피아도 슐리만의 열정에 회심하여 적극적인 아내이자 협력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하지만 호사다마, 제2의 클레멘타인 사건이 생깁니다.
12살 난 전처 소생의 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는 것이지요.
현지 정부와 원주민들의 반대, 본국 학계와 권력자들의 반발 등 난관을 극복하고,
결국 하인리히 슐리만은 트로이의 일부 유적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 후 영국의 고고학발굴팀이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작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발굴작업 결과 트로이유적은 광범위한 지역에 여러 시대의 유적이 중첩된 복합유적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자칫 전설로 묻히고 말 뻔 했던 트로이를 역사로 변모시키고,
픽션이 될 일리아드를 다큐멘터리로 재탄생시킨 슐리만을 미치광이로 폄하만 할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이제 카페리를 타고 에게해를 건넙니다.
핵토르와 패리스왕자, 아가맴논왕과 아킬레스도 이 바다를 건넜을 것입니다.
제국의 흥망과 영웅들의 생사를 가냘픈 어깨에 오롯이 짊어지고 이 바다를 건넌 헬레나공주의 심사는 어떠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