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넘어 바다건너

이스탄불의 자존심-성 소피아성당 그리고..

깊은 강 흐르듯이 2019. 1. 21. 00:02


오스만투르크제국 초기 술탄의 궁전인 톱카프궁전에 이어 1856년에 지어진 '돌마바흐체궁전'입니다.

대리석궁전으로 화려함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궁전인데요,

영화 '타이타닉'의 촬영장소로 더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이층으로 오르는 이 계단이 타이타닉에 여러번 등장하는데요,

지금 이 사진과 비슷하긴 해도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이 계단의 모양을 본떠 만든 세트장에서 촬영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스탄불에 오면 반드시 보아야 한다는 성 소피아 성당에 왔습니다. 2019. 1. 15.



서기537년에 시작하여 547년에 완공한 걸작 중의 걸작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런 대형 건축물들이 수 십년 또는 100년 이상에 걸쳐 지어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에 비하면,

이 소피아 성당은 10년의 단기간에 완공하였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바닥에서 중앙 돔 천정까지의 높이가 57m에 이르는데 중간에는 기둥이 하나도 없고 보나 도리도 물론 없습니다.

대단합니다!

대단하다는 것은 크기만 크다는 것이 아닙니다.

거대하지만 한없이 섬세한 기술이 숨어있고,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조형미가 돋보이는...

대단한 예술품입니다. 


바닥에 카메라를 놓고 천장을 배경으로 하여 증명사진을 찍어 둡니다.



바닥에서 천정까지 구조물을 세우고 보수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성당으로 지어졌으나 오스만투르크시대에 는 이슬람사원으로 사용된 것은 터키의 다른 성당들의 운명과도 유사합니다.

지금은 사원의 기능은 없어지고, 박물관성격의 관광명소로 탈바꿈되었습니다.



바닥에는 +자 문양이 여럿 눈에 띄는데요, 이 +자를 연결하면 천정의 돔과 같은 원이 그려진다고 합니다.

건축 당시에 수직으로 중심을 맞추기 위한 표시가 아니었었을까 생각됩니다.



돌기둥과 초석 사이에 두꺼운 황동 원판이 끼워져 있습니다.

왜 이렇게 했을까요?

돌과 돌 사이의 완충역할이라고 합니다.

지진이 날 경우 돌과 돌이 맛물려 있으면 깨지기 쉬워, 황동판을 끼워서 돌이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답니다.

1500년 전에 벌써 내진설계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눈앞의 광경입니다.



이 성당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성화가 있습니다.

아랫쪽 절반 정도가 훼손된 모자이크 성화인데요,

중앙에 예수 그리스도의 모자이크상, 왼쪽에 성모마리아, 오른쪽에 세례 요한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성화의 특징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예수님이 나를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말이죠.

이 위대한 성화가 너무 많이 훼손된 것이 안타깝습니다만,

그래도 중요한 얼굴 부위가 모두 남아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이 돌 공은 무엇일까요?

위 쪽으로 주둥이가 열려 있고, 뒷쪽 아래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보아 속이 빈 물단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사람 가슴 높이에 구멍이 패어 있는, 일명 '소원기둥'이란 것이 있는데요,

이 구멍에 엄지손가락을 끼우고 손바닥을 펴서 한 바퀴 돌리면 소원 한가지가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한 가지 소원이라...

갓바위가 생각납니다.


'예레바탄 저수조'라는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지하 물저장고입니다.

동로마제국 유스티니아누스대제(527-565) 때에 만들어졌다고 하며,

길이 140m, 폭 70m, 깊이 9m의 거대한 지하공간에는 4.8m 간격으로 기둥이 받쳐져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지하 저수조의 기둥에도 문양을 새겨놓은 이 사람들은 도대체 할 일이 그렇게도 없었던 것일까요?

이 기둥의 문양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새긴 사람이 인터뷰가 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지금 사람들은 '눈물의 기둥'이라 부른다고 하네요.


기둥뿌리에 메두사 얼굴이 새겨진 곳도 있어 좀 으쓰쓰하기도 합니다.


'그랜드 바자르'라고 하는 400년 전통의 이스탄불 최대의 재래시장을 구경하러 갑니다.

어느 나라나 대개 그렇지만, 재래시장에는 인정이 있고 흥정도 있고 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짜도 있고 속임수도 있고, 도둑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답니다.

다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아이 쇼핑만 한참 하고, 이스탄불의 어느 이층 카페에서 땅거미지는 거리를 내려다보며 시간을 잽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