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사와 적멸보궁
용연사의 가람배치
깊은 강 흐르듯이
2020. 12. 12. 23:52
대구 달성 비슬산 용연사는 비슬산의 북동쪽 깊숙한 계곡에 위치한 안거형 가람이라 할 수 있다. 수행자에게는 높은 곳에 위치하여 먼 곳을 조망할 수 있는 개활형 가람보다는 깊은 계곡의 울창한 숲 속에서 고요히 수도정진하기에 좋은 곳이었을 지도 모른다. 용연사의 가람배치는 두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사진의 좌상(左上)쪽이 적멸보궁 영역이고, 우하(右下)가 극락전영역이다. 흔히들 절집의 가람배치는 수미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수미산을 포함한 불교의 세계관을 대강 그림으로 표현해 보면 용연사의 가람배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이 거(居)한다는 수미산으로부터 서쪽으로 10억만 불국토를 지난 곳에 극락정토가 있다고 하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영역을 수미산으로 비정하면, 적멸보궁을 나와 극락교로 개울을 건넌 곳에 자리잡은 극락전 영역이 바로 서방극락정토라고 보면 수긍이 가는 가람배치 구도다. 극락전 영역에서 다시 빠져나오는 것이 청운교(淸雲橋)이고 이 곳에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의 거처인 지장전을 위치시킨 것 또한 절묘한 가람배치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