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사와 적멸보궁

극락에도 비가 올까요?

깊은 강 흐르듯이 2021. 7. 7. 15:37

비가 내립니다. 용연사 안양루에도 물은 흐르고 꽃이 피었습니다.
그런데요, 극락세계에도 비가 올까요?

화엄경에는 "극락세계에는 비와 눈이 없고, 해와 달이 없으나 항상 밝고 어둡지 않아 밤과 낮이 없으며,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것을 낮이라 하고 꽃이 지고 새가 쉬는 것을 밤으로 삼으며, 극락세계의 하루는 사바세계의 일겁(1겁=1680만년)이며, 기후도 차고 더운 것이 없어 항상 봄과 같이 따뜻하고 밝으며..."라고 쓰여 있다고 하니,
극락세계에는 비가 오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극락교 아래 개울 가에 자리잡고 있는 해설사부스에서 보면요,
다리밑을 지나온 물줄기가 곧장 부스로 덮쳐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물줄기가 굽이쳐가기 때문에 부스가 금방 떠내려가지는 않겠지만요..

 

그래도 우뢰같은 소리와 폭포와 소용돌이의 모습을 보면 공포감마저 들기도 합니다.

천 년 전에 남긴 최치원선생의 시가 생각납니다.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산중 바위틈을 미친듯이 달리는 물소리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지척에서도 사람말은 알아듣지 못하겠네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세상의 시비소리를 듣기 싫거든

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 흐르는 물로 산을 에워싸라고 하는구나

폭포소리에서 고요를 듣습니다.

 

그리고 저 위에 도랑가에 쌓여 있던 흙더미가 자꾸 무너져 떠내려갑니다.
종무소에 얘길 했더니 흙더미 속에 석축제방이 튼튼하니 걱정하지 마라고 합니다.
쓸 데 없는 걱정인가 봅니다.
폭우에는 산사태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