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도동서원

코스모스와 박각시나방

깊은 강 흐르듯이 2022. 10. 4. 22:58

도동서원 앞 낙동강변에 코스모스가 만발하였다. 날씨는 무더워도 시절은 어쩔 수 없이 가을이다.

강건너 개구리산의 아직 남아 있는 초록과의 대조가 기묘하다.

묘령의 방문객이 코스모스밭에서 벌새를 발견했다고 흥분해서 알려주었다. 즉시 가서 폰카메라로 코스모스의 꿀을 빠는 녀석들을 잡기는 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우리나라에 벌새는 서식하지 않고, 모습이 비슷한 박각시나방을 벌새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벌새는 조류이고 박각시나방은 곤충이지만 비행하면서 꿀을 빨아먹는 모습이 비슷한데, 이런 것을 수렴진화라고 한단다. 외형상 가장 다른 특징은 벌새는 한 개의 긴 부리만 있고, 박각시나방은 빨대 한개와 두 개의 더듬이가 있다고 한다. 

하얀 코스모스에 앉은 이 녀석은 분명 두 개의 더듬이가 보이는 걸 보니, 새가 아니고 곤충 즉 박각시나방이 맞는 것 같다.

분홍색 코스모스에 접근하는 이 녀석도 빨대와 더듬이가 확실히 보인다.

녀석들의 날개짓은 엄청나게 빨라서 마치 선풍기가 돌아갈 때는 날개가 보이지 않듯이 정지비행상태에서 꿀을 빨 때도 날개의 모습이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폰카메라의 셔터속도로는 날개의 모습이 희미하게 밖에 잡히지 않는다.

고성능 카메라를 가진 찍사들이여, 올 가을에는 코스모스 바람따라 박각시나방의 날개 붙잡으러 도동서원으로 오시라.  코스모스가 다 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