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사와 적멸보궁

홍련일엽(紅蓮一葉)

깊은 강 흐르듯이 2023. 11. 6. 11:33

용연사 극락교의 단풍
용연사 천왕문 담장
용연사 관음전 앞 단풍
용연사 만월루와 메리골드
박각시나방의 날개
만월루의 단풍
연못에 떨어진 단풍잎
용연사 극락전 외측면 벽화

원화 14년(서기819년) 정월, 헌종(당나라 11대 황제)은 펑샹(鳳翔) 법문사의 불사리를 장안으로 옮겨와 공양하려고 했다.
형부시랑 한유(호退之)는 논불골표(論佛骨表)를 올려 간언하였다.
헌종은 격분하여 한유를 변방인 조주(潮州;지금의 광동성)자사로 좌천시켜 버렸다.
주색으로 울분을 달래던 한유는 취융봉의 태전선사가 도력이 높다는 소문을 들었다.
한유는 태전선사(太顚禪師)의 도력을 시험해 보기로 작정하고,
홍련(紅蓮)이라는 기생에게 100일의 기한을 주고 태전선사를 꾀어 파계를 시키도록 명을 내렸다.
100일이 다 되어가도록 태전선사가 동요하지 않자 홍련은 자사의 흉계를 실토하였다.
태전선사는 치마폭에 게송 한 수를 써 주며 홍련을 한유에게 돌려보냈다.
十年不下鷲融峰(십년불하취융봉)
觀色觀空即色空(관색관공즉색공)
如何曹溪一滴水(여하조계일적수)
肯墮紅蓮一葉中(긍타홍련일엽중)
크게 깨달은 한유는 태전선사를 찾아가 사죄하고, 불교적 사유가 담긴 시문을 많이 썼다고 한다.
한편, 불교를 숭상하던 헌종은 도교사원의 영생약을 복용하다 정신착란을 일으키고,
마침내는 환관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의 최후를 맞이했다고 한다.
반전은 고금막론 언제든지 일어나는 것일 터,
한유의 미인계는 실패했는가?
반전의 대성공이라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