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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사와 적멸보궁

봄 쏟아지다

by 깊은 강 흐르듯이 2021. 3. 18.

용연사 주차장 700여미터 못미친 지점의 계곡에 자그만 폭포가 하나 있습니다. 

눈녹은 물이 불어 물소리는 꽤나 우렁찹니다.

폭포 아래에 널찍한 너럭바위도 있어 한 식구는 둘러앉을 수 있겠습니다.

폭포 위의 저수지에는 거울같은 맑은 물이 가득합니다. 이 못에 물이 가득 차서 일류제로 물이 넘어가야 폭포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문득 폭포가 가엾어집니다.

대형버스 주차장은 텅빈 채 낙락장송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주차장의 자갈바닥을 뚫고 민들래가 곱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흐드러진 참꽃 뒤로 일주문이 있습니다. 진리의 세계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진리에의 길은 멀기만 한가 싶습니다.

목련꽃 아래 저 부도밭 대문은 이승과 저승의 결계(結界)일 것입니다.

산으로 난 꽃길따라 자꾸만 걸어가면 하늘에 오를 수 있을까요?

극락전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명부전,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님의 거처입니다.

지옥에서 구제받은 영혼 하나가 붉디붉은 동백으로 피어나나 봅니다.

차안에도 피안에도 어김없이 꽃은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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