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서원8 고목나무와 딱다구리 세한연후에 노거수는 여전히 늠름하지만, 배경은 미세먼지 농도짙은 잿빛천지다. 얼어터진 세계유산의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새다 그쳤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도동서원 은행나무를 딱다구리가 쪼는 소리 딱다구리 두 마리는 어쩌자고 아침부터 노거수를 릴레이로 쪼아대고 있는가? 2023. 1. 7.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来) 도동서원에 내 친구가 찾아왔다. 50년만에 만나는 대학동기다. 장한가와 적벽부는 줄줄 외울 정도의 실력자다. 서울의 어느 문화답사회의 일원으로 세계유산서원 답사의 일환으로 도동서원에 온 것이다. 회장과 회원들 모두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지녔다. 고고학을 전공한 대학후배도 그 속에 있었다. 한훤당의 《한빙계》의 몇 구절을 써 주었다. "하늘은 둥글고 움직이며, 땅은 모나고 고요하다. 양이 생하니 동이요, 음이 생겨서 정이다. 군자는 몸에 그릇을 지니고, 때를 기다려 사용해야 한다. 그릇을 지니는 것이 도의 본체 즉 정(고요함)이요, 때를 기다리는 것이 도의 운용 즉 동(움직임)이다. 고요한 가운데 그릇을 완성하고, 연후에 때를 기다려 움직이면 어찌 획득하지 못할 것이 있으랴?" 자연의 섭리, 우주의 운행법.. 2022. 8. 25.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이 되다 도동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서원 9개소(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도동서원, 옥산서원, 남계서원, 필암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이 2019년 7월 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목록'으로 등재한다고 발표되었습니다. 도동서원의 김굉필선생 신도.. 2019. 7. 7. 비내리는 날은 도동서원으로 오세요! 비가 내리는 날에는 도동서원 중정당(中正堂)의 기단이 환상적인 색채로 변합니다. 재질이 다른 여러 색깔의 돌들이 물기를 머금어 색의 대비가 선명해지는 것입니다. 냇가의 자갈도 물에 젖은 것이 훨씬 선명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한 나라의 보물을 넘어 이제 전 인류의 세.. 2019. 5. 19. 매화 향기는 강바람에 실려오고.. '미세먼지 나쁨'의 토요일 9시 30분, 도동서원 주차장에 차를 댑니다. 쌉살한 향기가 코에 확 들어옵니다. 매화향기가 틀림없습니다. 강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나가 봅니다. 해마다 이곳에서 제일먼저 매화향을 전해주는 것은 도동나루에 있는 매화나무입니다. 한 그루의 매화향기가 강.. 2019. 3. 2. 겨울로 가는 도동서원 아침 안개를 헤치며 다람재를 넘습니다. 계절은 가을을 넘어 겨울로 접어듭니다. 도학(道學)의 고개는 오늘 더 아득해 보입니다. 안개 속의 도동서원 은행나무는 잎사귀를 거의 다 떨구었습니다. 그제 불던 비바람을 견디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새 가지에 핀 잎이 그래도 견딜힘이 좀 나.. 2018. 11. 1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