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에는 초복(初伏)이라고 삼계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해마다 삼복중에 한 번 쯤은 가던 약령시 인근의 삼계탕집에는 문밖까지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어렵게 자리를 얻고서도 한참을 기다려 나온 삼계탕을 먹으며 또다시 달구벌을 생각합니다.
닭을 신성시하던 달구벌, 대구에서 닭고기를 대량 소비하는 치맥축제까지 열리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옛날부터 삼복(三伏)에는 영계백숙이나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었고, 대구에 약령시가 발달하고, 맥주가 가세하면서 폭염의 도시 대구와 치맥은 궁합이 맞아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올해도 치맥축제는 열리기 힘들겠지만, 삼복의 삼계탕집은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삼계탕을 먹으면서 누가 물어봅니다. '삼계탕'을 '계삼탕'이라고도 한다는데, 어느것이 맞느냐고요...
사전적으로는 '삼계탕'이 표준어인 것이 맞고요, 한방에서는 '계삼탕'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복날은 어떻게 정해지고 초복에서 말복(末伏)까지 즉 삼복기간이 20일인 해도 있고, 30일인 해도 있는 것은 왜 그럴까요?
초복은 하지로부터 3번째 경(庚)일에 들고, 열흘 뒤인 4번째 경일이 중복(中伏)이 되는데요,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째 경일에 들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초복과 중복은 언제나 열흘 간격이지만, 중복과 말복의 간격은 10일인 때도 있고, 20일이 되는 수도 있게 됩니다.
즉 중복과 입추의 사이가 열흘 이내면 말복은 중복의 열흘 후에 들고, 중복에서 입추가 열흘이 넘으면 중복으로부터 20일 후에 말복이 들게 되며, 이것을 월복(越伏)한다고 말합니다.
올해는 월복하는 해인지라 삼복기간이 30일이 되어 해수욕장들은 좋을지 모르지만, 코로나 대유행은 걱정이 됩니다.
코로나의 삼복에 모두들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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