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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넘어 바다건너

'동방의 보물'-블라디보스토크

by 깊은 강 흐르듯이 2018. 9. 2.


2018. 8. 27. ‘동방의 보물’-블라디보스토크

열차에서 제공되는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스마트폰으로 구글지도를 여니 내 위치가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알려 줍니다.

‘동방의 보물’이라는 뜻의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내리니 어깨와 허리도 아프고 대단히 피곤하지만,

그 유명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일부 구간이나마 타 봤다는 것으로 위로를 해 봅니다.


열차에서 눈뜨자마자 도시락으로 요기를 했는데, 식당에 가서 또 아침식사를 정식으로 한다니..이건 좀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멋진 사장교인 ‘루스키교’를 건너 ‘루스키섬’으로 들어갑니다.

어젯밤에 비가 와서 질척거리는 흙길을 걸어 옛날 포대와 망루가 있었던 전망대를 오릅니다.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절벽이 아름답고 북한 지도처럼 생긴 긴 반도의 끝이 ‘바틀리나곶’인가 봅니다.


극동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극동연방대학교를 가 봅니다.


이 대학교는 규모가 엄청 크고 해변에 위치해 있으며 캠퍼스 내에 해수욕장까지 있어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있다는 것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정문 앞에서 사진들만 찍고 돌아서니 좀 아쉽기는 합니다.


오후에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독일 군함 십 수척을 침몰시켰다는 구소련의 태평양함대 소속 잠수함 C-56의 내부를 관람합니다.

퇴역한 잠수함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내부까지 공개하는 것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번화가인 ‘아르바트거리’와 인접한 해변공원을 걸으면서 간단히 쇼핑도 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여유를 부려봅니다만 실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더 큰 목적입니다.

이 곳에서 제일 불편을 겪는 것이 화장실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를 여기 와서 절절히 깨닫습니다.

번화가라 해도 인구 70만 정도의 중소도시라 그런지 거리의 인파는 많지 않고,

해변공원은 시설물도 그저 그렇고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양고기와 팬케이크를 잘 굽는다는 식당에서 조금 이른 저녁식사를 하면서 일행 중 8월 생일자의 생일파티를 엽니다.

 주관하는 분들과 여행사의 배려로 먼 나라에 와서 생일 파티를 하는 당사자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고,

일행 모두는 원님 덕에 나팔분다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 먹고 어두워지기 전의 틈을 타서 독수리전망대를 갑니다.

이 언덕 위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70% 이상을 전망할 수 있는 곳으로 예전부터 ‘독수리 언덕’이라 불려오던 곳에'

전망대를 설치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독수리전망대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발아래의 ‘금각만’에 걸린 ‘금각교’를 넘어 펼쳐지는 전망이 아주 시원스럽습니다.

이 금각교 역시 루스키교와 함께 아름다운 사장교로서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드디어 온전히 하룻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풉니다. 규모는 꽤 있어 보이는 호텔인데, 시설은 참 그렇습니다. 옷장은 없고 벽에 옷걸이 두 개 만 달랑 걸려 있고, 화장실 문은 뒤틀려 닫히지도 않습니다. 욕조도 없이 샤워기 하나만 벽에 덩그러니 걸려 있습니다. 변기의 비데는커녕 뚜껑의 고정나사가 망가져 쓰고 나서는 살며시 끼워 고정시켜야 하는 일을 반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