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나쁨'의 토요일 9시 30분, 도동서원 주차장에 차를 댑니다.
쌉살한 향기가 코에 확 들어옵니다.
매화향기가 틀림없습니다.
강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나가 봅니다.
해마다 이곳에서 제일먼저 매화향을 전해주는 것은 도동나루에 있는 매화나무입니다.
한 그루의 매화향기가 강바람에 실려 이렇게 온동네에 뿌려지다니 참으로 멋진 조화입니다.
딱다구리의 고목 쪼는 소리가 유난히 이 시각에 크게 들려옵니다.
느티나무에도 딱다구리 소리는 들리는데, 까치집만 보이고 그 아래 해설사부스가 있습니다.
비가 오면 늘 물구덩이가 되어 불편하지만, 까치집 아래는 좋은 땅이라는 풍수의 말을 위안으로 삼습니다.
역시 가장 크게 소리가 들리는 것은 은행나무의 딱다구리 소리입니다.
아마도 고목의 속이 비어 공명이 잘 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은행나무 가지 사이로 수월루를 바라봅니다.
안에서 보면 수월루가 시야를 가린다고 혹평을 듣지마는,
이 곳 얼짱각도에서 바라보는 수월루는 금방 날아갈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 새싹은 아직 추위를 타고 있나 봅니다.
수월루 앞의 매화는 옛선비의 걸음걸이마냥 여유롭습니다.
사당앞 화단의 참꽃나무도 곧 꽃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꽃이 먼저 나온다고 참꽃입니다. 먹을 수 있다고 참꽃입니다.
잎이 먼저 나오는 것은 개꽃입니다. 먹을 수 없는 꽃이 개꽃입니다.
진달래를 참꽃이라 부르고, 철쭉은 개꽃이라 합니다.
모란도 새싹을 내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좀 일찍 모란을 볼까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4월의 마지막 일주일이 모란의 절정기입니다.
오늘부터 외투를 벗었습니다. 또 다시 봄이 왔기 때문입니다.
내년 봄도 여기서 맞을 수 있을까..알 수 없습니다.
이 봄을 소중히, 오늘을 완벽히 살아야 할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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