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천동에 삽니다.
어디까질진 몰라도 신천을 벗하며 흘러갈 것입니다.
"'신천'만 나오면 뚜껑 열린다",
"'대'자만 봐도 토가 나온다",
"우리나라 지도에서 지워버려라"
찢어진 가슴을 무자비하게 할큅니다.
그래도 대구는 울지 않습니다.
오늘도 신천은 말없이 흐릅니다.
물 흐르는 신천변에 꽃이 핍니다.
물은 물이요, 꽃은 꽃입니다.
신천은 대구의 젖줄입니다.
대구사람의 핏줄에는 신천이 흐릅니다.
신천의 지류 중에 범어천이 있습니다.
범어천이 신천으로 흘러드는 어귀에 정호승 시비가 섰습니다.
신천과 신천동이 그를 키웠고,
그의 시와 글이 있어 범어천이 삽니다.
정비사업을 완료한 범어천에 맑은 물이 흐릅니다.
櫻花流水杳然去 벚꽃잎 떨어져 아득히 흘러갑니다.
스무 날 쯤 뒤에는 목놓아 이 강가에 낙화유수를 부르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밤새 비바람 심하더니, 꽃잎 얼마나 떨어졌는고"
옛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떨어져도 아름다운 꽃잎이 있습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죽을 때 죽더라도,
아름다운 이름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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