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1호선 아양교역에 내려서 금호강변 산책로(동촌유원지10경길)를 따라 걷는다.
아양루에서 발아래 금호강을 굽어보고 멀리 팔공산 영봉을 바라보며 왕희지를 생각한다.
仰觀宇宙之大(앙관우주지대)하고 俯察品類之盛(부찰품류지성)이니..
우러러 우주의 홍대함을 보고 굽어 만물의 흥성함을 살피니..
크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일이다.
강언덕 산책길에 해당화가 피었고,
작약도 맡머리 꽃을 내밀었다.
아까시꽃가지가 강물에 잠길듯이 늘어졌고,
버들꽃 드리워진 강을 따라 서거정선생의 금호범주처럼 유람선이 흐른다.
입하의 어린이날, 슬로 시티의 풍경을 이곳에서 본다.
품바도 스님도 길거리 공연에 나섰다.
호프집에서 생맥주 한 잔 벌컥이며 강같은 세월에 몸을 맡긴다.
해맞이다리 이전에는 출렁다리가 있었고, 더 예전에는 케이블카(로프웨이)가 강을 건너다녔다.
해맞이다리 위에서 해넘이를 보며, 황혼을 넘어 사라져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내가 곧 따라가야 할 사람들을...
다리 건너 동촌역에서 전차를 타면 환상에서 다부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