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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넘어 바다건너

군함도

by 깊은 강 흐르듯이 2017. 7. 28.

불타는 금요일에 불같은 영화 한 편, "군함도'를 보았습니다.

부지불식간에 뜨거운 액체가 볼을 타고 흘렀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역사가 여기 있습니다.

지난해 먼 발치서 보았던 군함도의 모습이 새삼 떠오릅니다.

나가사키 땅끝의 노모자키 골프클럽 1번홀은 케이블카로 내려가게 되어 있는데,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환상적입니다.

그러나 멀리 왼쪽으로 보이는 섬이 군함도라는 것을 알고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면 목이 메입니다.

이 곳 사람들도 탄광이 있었다는 것 정도는 알아도,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닭장같은 건물들의 잔해가 남아 있는데, 아마도 강제노동자들의 수용소가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이곳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 규슈의 탄광에 끌려 갔던 선고의 말씀에 의하면 이런 수용소를 "다코베야(문어방)"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즉 문어발에 감긴 먹이처럼 탈출은 불가능한 곳이라는 뜻이지요.

지하 1,000미터의 갱도에서 아귀지옥을 경험했을 우리 선대의 피눈물의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옵니다.

이 골프코스는 우리 동포가 운영하고 있어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골프장 측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나, 아픔의 역사를 알리고, 알고,

또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한 번쯤 생각해 보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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