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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넘어 바다건너

취한대 바라보며

by 깊은 강 흐르듯이 2022. 10. 26.

취한대를 바라보면 시를 적고 싶어진다. 팔작지붕을 사진 찍기에 최적의 각도 즉 얼짱각도다.

주자는 염계 주돈이를 가리켜 도학의 개조(開祖)라 불렀다. 진시황의 분서갱유이후 한.수.당을 거치며 사장(詞章) 일변도로 유전(流轉)되었던 중국의 학풍을 도학으로 돌려세운 원조, 염계를 경모하며 이 정자를 지었을 것이다. 경렴정이다.

공자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글을 가르쳤고 사람들은 행하지교(杏下之敎)라고 말했다. 행단(杏壇)에 서서 말없이 죽계를 내려다본다.

장서각 앞에 정료대(庭燎臺)가 서 있다. 책 읽으러 가는 선비의 길을 밝혀주려고 관솔(송진이 축적된 소나무의 옹이)은 그렇게도 밤새 몸을 태웠을 것이다.

안향선생은 이 나라에 주자학을 가져다 심은 최초의 인물이다. 연경의 어느 객점에서 주자대전을 필사하던 선생의 모습을 상상하면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그때 그 주자학이 훗날에 동방성리학이 되어 이 나라 조선을 이끌어가는 근본이념이 될 줄을 하마야 알았을까?
소수서원은 최초의 성리학자를 모신 서원이며, 최초의 사액서원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진정으로 완전성을 갖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다. 국가유산을 넘어 세계유산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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