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1.
방갈로 정원에 흐드러진 부겐빌레아꽃을 뒤로하고 길리를 떠납니다.
아침부터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싶었더니 작은 배는 심하게 흔들립니다.
승무원은 태연자약하지만 승객들은 끼리끼리 팔을 끼고 손을 잡고 간간히 비명소리도 들립니다.
생기기로 돌아와서 럭셔리한 리조트호텔에 여장을 풀고 휴식모드로 전환합니다.
해변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저녁식사를 주문합니다.
바다 건너 우뚝 솟은 산이 보입니다.
아궁화산이 틀림없고 요 며칠 동안 보아온 대로 평온합니다.
식사를 기다리는데, '저게 뭐죠?' 라는 소리와 함께 산꼭대기에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런저런 불안감이 없진 않지만, 진기한 순간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것은 다시 하기 어려운 경험입니다.
화산은 다시 조용해집니다.
파도는 무슨 일 있었느냐는 듯이 철썩입니다.
식사는 계속되고...
슬며시 밴드가 다가옵니다.
"Are you Koreans?"
"Yes!"
"사랑해 당신을......" 발리의 라이브카페에서 들었던 또 그 노래입니다.
"앵콜!!"
"베사메 무쵸......"
이제 일어설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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