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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사와 적멸보궁

불기(佛紀) 2565년

by 깊은 강 흐르듯이 2021. 5. 25.

올해는 2021년입니다. 그런데, 절에서는 다들 2565년이라고 합니다. 즉, 서기2021년이 불기2565년인 것입니다. 용연사 천왕문에 걸린 부처님오신날 현수막에도 그렇게 적혀 있는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는 금강계단의 난간돌기둥을 자세히 보던 관광객이 의아해합니다.

돌기둥에는 "佛紀二九六一年 立(불기2961년 세움)"이라고 아주 또렷하게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에게 물어봐도 자세한 설명은 커녕 핀잔만 들었노라고 울상입니다.

불기(佛紀), 즉 불교의 기년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것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생몰년도가 확실하게 증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크게는 북방불기라고 하여 석가모니의 탄생년도를 B.C.1027년으로 보고 이를 불교의 기원으로 삼는 방식입니다. 또 한가지는 남방불기인데 석가모니의 입멸년도를 B.C.544년으로 하여 불교의 기원으로 삼으며 이를 불멸기원이라고도 합니다. 1956년 세계불교대회에서 남방불기를 공식채택하였고, 1957년에 우리나라 조계종에서 이를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서기년도에 544년을 더하면 불기년도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1957년 이전의 기록이나 유물에 표시된 불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용연사금강계단의 하단 난간 오른쪽 모서리기둥에 새겨진 "불기2961년"은 북방불기에 의한 표기로 보이며, 서기로 환산(2961-1027)하면 1934년이 되는데요, 그 해에 석조계단의 주변정비를 했다는 일부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진신사리탑 자체는 1613년(혹은 1673년)에 건립되었으나' 난간석 등의 시설물이 서기 1934년(불기 2961년) 추가로 축조되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여러 문헌들을 검색해 보면서 제가 해 보는 추측에 불과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따라 극락전 용마루 한가운데에 박혀 있는 한 장의 청기와에 눈길이 머뭅니다. 용연사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몇 군데의 사찰에서 발견되는 모습인데요, 왕실과의 관련성이 있다고들 하는 것이 대체적인 주장들입니다.

용연사 극락전 아미타삼존불의 후불탱화로 영산회상도가 걸려 있는데요, 원본은 도난당해서 지금은 모사본이 걸려 있습니다만, 이 영산회상도의 원본을 시주한 사람이 영조의 맏아들로 10세에 요절한 효장세자의 빈궁 조씨였다고 합니다. 즉 효장세자의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왕실의 원찰이라는 표시였다는 것입니다.

원목의 밑둥에 조각한 거대한 목탁이 트럭에 실려 있습니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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