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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총림 동 화 사

오동나무꽃 피는 절

by 깊은 강 흐르듯이 2024. 5. 20.

동화사 칠성각 앞마당 오동나무에 꽃이 피었다.

수령 200년의 이 오동나무를 심지대사나무라고 이름붙였다.

서기 493년에 극달화상이 절을 짓고 유가사라 불렀는데..

832년에 심지대사가 진표율사-영심대사로 전해진 불골간자를 모셔와서 유가사를 중창할 때,

겨울인데도 오동나무꽃이 상서롭게 피었다고 해서,

오동나무꽃 피는 절, 즉 동화사로 개칭하였다고 동화사 사적비에 새겨져 있다.

사적비 옆 개울가에도 오래된 오동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신라시대에는 겨울에 오동꽃이 피었는지 모르겠지만,

요새는 대체로 부처님 오신 날(사월 초파일) 즈음에 오동나무가 꽃을 피운다.

공양간 입구 개울가에는 어린 오동나무가 천년의 미소를 이어짓고 있다.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국가유산 보물)에서 명문이 새겨진 납석제 사리호(국가유산 보물)가 나왔는데..

서기 863년(경문왕 2년)에 요절한 민애왕을 추모하기 위해 탑을 세운다고 하며, 주요관계자 명단 두 번째에 심지대사의 이름이 보인다.
당시 동화사의 주지가 아니었을까 추측할 수 있다.
민애왕은 심지의 사촌이자 외삼촌이기도 하다.
또 경문왕은 민애왕이 살해한 희강왕의 손자이니..
골품제의 유지를 위한 근친혼과 권력찬탈 목적의 골육상쟁의 혼돈 속에서도 부처의 자비심으로 원수의 명복을 비는 한 떨기 오동꽃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사리호의 명문이야말로 동화사의 역사와 정체성을 밝혀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비로암대적광전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좌상(국가유산 보물)도 당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대적광전 앞뜰의 작약꽃

보광명전 앞마당의 불두화

동화지 연못가에 찔레꽃도 이즈음에 핀다. 찔레순 통통하게 물이 오르면 먼저 세상을 하직한 아우가 다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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